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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전집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5. 할머니가 좋아요

by 사서를꿈꾸는직장인 2024. 6. 11.

할머니는 사과를 입에 문 채, 한동안 팔에 건 손가방 속을 이리저리 뒤졌습니다. 안디는 무슨 장난감이라도 나오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가 끄집어낸 것은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 여러 가지 색의 표 다발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좋아요_미라 로베
할머니가 좋아요_미라 로베

메르헨 전집 중 가장 좋아하는 책 1번. 이 책을 읽을 때면 늘 맑은 초여름 날이 연상된다. 새파란 하늘, 해는 따뜻하지만 약간 쌀쌀한 아침. 이슬 맺힌 집 앞의 잔디밭과 꽃 덤불. 초록 사과가 매달린 잎이 무성한 나무. 알록달록한 집들이 늘어서 있는 동네. 맨발로 나무를 올라타는 어린아이. 마치 이 유명한 표지처럼 말이다.

씌여진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미지고 상상력이 넘쳐흘러 반짝이는 이 이야기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분명 무척 많을 테니 내 감상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부분들을 공유하고 싶다. 

- 버스의 2층의 맨 앞 유리창 앞자리에 앉아 할머니 가방에서 나온 핸들로 운전사 놀이
- 겨자를 바른 소시지와 솜사탕 번갈아 먹기
- 계기판에 버튼, 키, 레버 등이 잔뜩 달려 있는 하늘색 스포츠카에서의 군것질
- 양말 자벌레 저금통
- 설탕이 뿌려진 따끈따끈하고 좋은 냄새가 나는 자두 케이크
- 빨간 수건 아기가 된 안디

메르헨 전집을 구하기 전에 이 책은 따로 구입해서 가지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일러스트가 거의 그대로이다. 전집이 안된다면 이렇게 낱권으로라도 즐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