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에 색종이 조각이 잔뜩 남았습니다. 나는 색종이를 모아 차곡차곡 포갰습니다.
그것을 칼에게 꼭 같은 크기로 잘라 달라고 했습니다.
펜촉에게 구멍을 뚫어 달라고 했습니다.
실에게 묶어 달라고 했습니다.
자아, 이제 토샤가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공책이 되었습니다.
내 공책은 속은 흰 종이이며 겉장은 빨갛습니다.
내 공책은 토샤의 손톱만한 크기이고, 필통 속 내 방 밑에 들어 있습니다.
나는 그 뒤부터 부러진 연필심 끝을 모두 모았습니다. 자아, 이제 이 연필심 끝으로 빨간 내 공책에 일기를 쓰기로 하겠습니다.
학교 안에서 일어난 일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쓰기로 하겠습니다.
미니어처의 세계에 눈뜬 건 이 책을 읽고 나서일까. 예쁘고 작은 것들에 눈이 가기 시작한 건 이 책의 영향이 아닐까. 작은 것들이 귀욤귀욤하게 놀고 그 와중에도 서로 존대하고 역경과 모험을 뛰어넘어 가는 작은 세계. 이 이야기를 쓰면서 왠지 슬그머니 웃고 있을 것 같은 작가가 떠오르는 건 나뿐일까? 책을 읽다 보니 '아!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지'하고 떠오르는 게 많았다. 게다가 혹시 기억하시려는지?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뒷이야기가 무려 '머리말'로 7 페이지나 된다. 그런데 그것도 아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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