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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전집

[메르헨 전집_학원출판사]4. 초콜릿공장의 비밀

by 사서를꿈꾸는직장인 2024. 4. 30.

그리고 윌리 왕카는, 제비꽃 향기가 나는 머시맬로라든가, 입에 넣고 있으면 10초마다 빛깔이 바뀌는 캐러멜, 입술 사이에 끼우기가 무섭게 녹아 버리는 과자, 언제까지나 맛이 변하지 않는 껌, 엄청나게 커지는 설탕 풍선 같은 것도 만들었지. 그리고 또 새알처럼 생긴 것을 입에 넣고 빨면 차츰차츰 작아져서 나중에는 분홍빛 설탕으로 된 아기새가 혀끝에 앉아있는, 그런 과자도 만들었단다.

초콜릿공장의 비밀_로알드 달 Roald Dahl & 일러스트레이터 Joseph Schindelman


소년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어 ......납작 초코, 하나만 더 주세요, 아까 그런 거요."
"오냐."
뚱뚱보 주인은 뒤쪽 선반에 손을 뻗어 왕카 특제 초콜릿을 한 개 집어서 카운터에 놓았다.
찰리는 납작 초코를 집어 들고 얼른 포장지를 찢었다......그러자......포장지 안쪽에 ......반짝이는 것이!

초콜릿공장의 비밀_로알드 달 Roald Dahl & 일러스트레이터 Joseph Schindelman
초콜릿공장의 비밀_로알드 달 Roald Dahl & 일러스트레이터 Joseph Schindelman

 

만약 '초콜릿공장의 비밀'을 영화로만 그것도 팀 버튼 감독 버전만 보았다면 난 단연코 "당신은 로알드 달의 '초콜릿공장의 비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말하겠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섬세하고 창의적으로 이루어졌는지,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을 숨 쉬듯 받아들인 어린아이에게 순식간에 다가온 인생을 뒤흔든 행운이나, 굳이 아버지니 가족이니 하는 이야기를 끼워 넣지 않아도 느껴지는 윌리 왕카의 고뇌 등 매력적이고 마술 같은 장면들이 매 페이지마다 나오니까. 영화 공부 해봤던 사람으로서 팀 버튼 감독을 좋아하고 그만의 시그니처나 스타일을 존경하지만 이 책을 먼저 읽고 나서의 그의 버전 영화는 완전 배신 또는 선 넘었네 같은 감정만을 남겼다. 제발 책으로 읽기를. 온갖 SF CG 스판덱스 빤짝이로 작가의 아름다운 상상력을 뭉개버린 영화 말고, 2023년에 스핀 오프 버전도 나온다는 데 다 필요 없고, 책 좀 일러스트 멋지게 해서 새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메르헨에서 무슨 억한 심정이었는지 가장 네임드 있는 책인데 일러스트는 표지부터 안까지 호러에 가깝고 현재 판매되고 있는 책들도 일러스트들이 그다지 작가의 섬세한 묘사를 서포트는커녕 따라가지도 못하는 듯하니까. 아무튼 책으로 읽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