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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전집52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16. 눈사람 칼레 칼레는 외토리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쓰라린 일인지 잘 알고 있읍니다. 칼레는 카리네 옆에 바싹 붙어서서 상냥하게 말했읍니다.  "넌 내가 여기 있어 주기를 바라니?" "응, 그래 칼레." 카리네는 상냥하게 대답했습니다. 칼레는 먼저 오른발을, 그리고 나서 왼발을 꽉 내리밟았읍니다. 어른의 먼지 끼인 눈으로 보는 이 이야기는 가슴을 콕콕 찌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떠오르고 이 전쟁을 두고 흥미진진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한다. 눈사람이라 부르지만 자꾸 작은 어린아이가 겹쳐지는 이야기. 평안하기를. *인용구의 글은 책에 인쇄된 그대로 인용합니다. 문법, 철자, 그리고 띄어쓰기가 현재의 문법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4. 5. 29.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15. 싫어 싫어 골탕먹기 산이 다섯 개 있습니다. 그 산은 모두 맨 꼭대기가 둥글며 색깔이 다 다릅니다. 첫번째는 붉은 산입니다. 붉은 산에는 사과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노란 산입니다. 노란 산에는 맛있는 바나나나무가 많습니다. 세 번째 산은 주황색입니다. 주황색 산에는 귤나무가 많습니다. 네 번째 산은 검은 산입니다. 검은 산에는 햇빛이 비치지 않습니다. 나뭇가지와 잎사귀가 무성하며, 굵고 높은 나무가 많이 있어 언제나 밤 같습니다. 다섯 번째 산은 분홍빛입니다. 분홍빛 산에는 복숭아나무가 많습니다. 가끔 보는 일본의 아동 문학 중에는 정말 아름답구나 싶은 시적인 것들도 있고 어떻게 이런 시각으로 글을 쓸 생각을 했을까 싶게 신선하고 순수한 것들도 많다. 특히 개인적으로 1960-1980년대 아동 문학 작가들의 동화.. 2024. 5. 23.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14. 인디언과 비버 그리고 어머니 옆에 무릎을 꿇고, 아기 비버를 부드러운 토끼털 가죽으로 만든 요 위에 놓았습니다. 이제 아기 비버는 몸이 거의 다 마르고 가슴도 힘차게 뛰고 있었으나, 아직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었습니다. 오페키는 아기 비버의 몸을 상냥하게 문질러 주었습니다. 이 비버는 어쩌면 이다지도 꼬리도 발도 머리도 모두 작을까요. 그 때입니다. 또다시 까마귀의 기운찬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습니다. 그 목소리에는 다정한 격려의 울림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날아라, 크리키! 날아라! 너는 날 수 있어요. 그걸 네가 모르고 있는 것뿐이야! 네 자신이 날기를 단념해선 안 된다!" 또 하나의 책 편식의 증거. 한 책에 '인디언과 비버' 그리고 '용감한 아기 오리' 두 개의 이야기가 함께 있다. 이야기들은 적당히 .. 2024. 5. 23.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13. 장난꾸러기 도깨비 꼬마도깨비 이히체크는 배를 움켜 쥐고 웃으면서 여전히 부추겼습니다. "좀더 몸부림쳐! 더 울어!" 이히체크는 중얼거렸습니다. "알았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를. 나는 역시 웃어야 한다. 뭘 먹을 수도 없고 물도 마실 수 없는 대신 웃음만으로 살아가야 하니까. 그러나 나쁜 아이를 비웃는 일은 이제 그만 두자. 슬퍼 보이는 아이가 있으면 기쁜 일을 해 주고 마냥 웃는거다. 이히체크가 아니고 빙글체크가 되자." 이 이야기를 읽고 왜 이 책은 내 기억에 없는지 궁금해졌다. 이 전집의 대부분은 늘 기억하고 있거나 적어도 다시 읽다 보면 떠오르곤 했는데 이 책만큼은 다 읽고 나서도 이게 있었다고? 내 전집에? 왜 전혀 기억을 못 했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이상한 일이다. 왜 이렇게 기억이 싹 지워진 것 같지.. 2024.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