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헨전집52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5. 할머니가 좋아요 할머니는 사과를 입에 문 채, 한동안 팔에 건 손가방 속을 이리저리 뒤졌습니다. 안디는 무슨 장난감이라도 나오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가 끄집어낸 것은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 여러 가지 색의 표 다발이었습니다.메르헨 전집 중 가장 좋아하는 책 1번. 이 책을 읽을 때면 늘 맑은 초여름 날이 연상된다. 새파란 하늘, 해는 따뜻하지만 약간 쌀쌀한 아침. 이슬 맺힌 집 앞의 잔디밭과 꽃 덤불. 초록 사과가 매달린 잎이 무성한 나무. 알록달록한 집들이 늘어서 있는 동네. 맨발로 나무를 올라타는 어린아이. 마치 이 유명한 표지처럼 말이다. 씌여진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미지고 상상력이 넘쳐흘러 반짝이는 이 이야기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분명 무척 많을 테니 내 감상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부분.. 2024. 6. 11.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4. 나는 겁보가 아니다. 니키는 대답은 했지만, 그 날까지 어머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니키가 알고 있는 거라면, 어머니가 자기 어머니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지금에 와서 갑자기 알게 된 것입니다. 어머니는 니키의 어머니인 것 말고도 훨씬 다른 사람이란 것을... 어머니는 아주 훌륭한 유치원 선생님입니다. 이 유치원에서 처음인 아주 좋은 선생님입니다. 그리고 어느 아이도 그런 어머니가 없습니다! 어릴 땐 전혀 공감 안되어서 거의 손대지 않던 책이었는데 이젠 내가 6살 아이의 엄마가 되어 공감을 철철 넘치게 하며 읽었다. 이 이야기도 몇십 년 전에 써진 것일 텐데 어쩜 이리 다름이 없는지. 세대가 달라지고 세상이 변해도 6살은 6살인가 보다.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떼쟁이지만 용감하고 사랑스.. 2024. 6. 11.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3. 대통령과 정글키비 관리인이 어깨에 총을 대고 쏘려 했을 때 와락 달려들어 총을 쳐서 떨어뜨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키비였습니다. "쏘지 마세요!" 이렇게 외치며 키비는 달려오는 코끼리 쪽으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코끼리가 막 키비를 내리밟는 것처럼 보였을 때, 키비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메저!" 그 큰 코끼리는 틀림없는 메저였습니다. 디즈니의 정글북이 먼저였을까 이 이야기가 먼저였을까? 이런 류의 이야기의 기원은 언제부터였을까? 유럽인들이 대항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를 때? 정글에 대한 신비, 어린아이와 동물의 교감, 정글 아이가 도시로 옮겨져 사회화되는 클리셰는 서양 문화에서는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지나 보다. 하지만 왜 그 아이는 꼭 정글을 떠나 도시에 정착해야만 하는 걸까? 왜 이야기.. 2024. 6. 11.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2. 호주머니 달린 작은 코끼리 한참 뒤, 브룸 브룸이 물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의 꽃무늬 커튼에 코끼리 모양의 구멍이 두 개나 뚫렸는데 괜찮아요?" 할머니는 또 웃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 아니. 그게 뭐 어떻다는 거냐?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저 창문 밖 하늘은 언제나 파라니까 커튼에 파란 코끼리가 둘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란다. 파란 코끼리 둘을 볼 때마다 나는 너를 생각하게 될 거다. 너는 이 커버를 입고 이제 곧 네 사촌 르 붐을 찾으러 넓은 세상에 나가게 되겠지만 아마 고생이 많을 거야." 자기들이 먹을 것으로는 호두를, 그리고 르 붐에게는 작은 남자아이가 놀이터에서 잊어버리고 간 큰 초콜릿 크림 두 개를 가지고 왔습니다. 공원 건너편 끝에 있는 식당 '엘비라의 기쁨'에서는 반숙한 달걀을 한 개 갖고 왔습니다. 한 손.. 2024. 6. 6. 이전 1 ··· 5 6 7 8 9 10 11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