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이 지난 어느 날 아침. 꾀죄죄한 패티가 멍청히 눈을 떴다. 일어나서 무심코 거울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손등에, 그것도 양쪽 손등에, 그리고 두 팔의 팔꿈치 언저리에, 그리고 아앗, 이마에도, 파란 풀이 돋아 있지 않은가!
패티는 얼른 털어 버리려고 했다. 문질러서 떨어뜨리려고 했다. 그러나 천만에, 떨어지지 않는다. 순무 잎사귀는 꾸벅 절을 한 번 하고는, 다시 벌떡 일어선다.
아니, 그 손수건이 걸려 있다! 그리고 벽의 널빤지 한 장이 이상하다. 붙들고 잡아당기니, 천천히 벗겨졌다. 조그만 문, 그 속에 조그만 손잡이, 조그만 서랍, 하나하나 열어보니 ...... 금화, 은화, 보석, 종이돈, 그리고 또 금화!
메르헨 시리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봐도 또 봐도 이 기막힌 상상력이란. 접시닦이 메어리 루, 난장판 휴버트, 구두쇠 딕, 꾀죄죄한 패티, 깨죽깨죽 앨리, 올빼미 삼남매, 말괄량이 샤런, 그리고 게으름뱅이 조디까지 어쩜 이렇게 완벽한 해결 방법을 주시는지. 어릴때 난 메어리 루에게 빙의되어 모든 일을 상상 속에서 했었고 앨리가 어떻게 깨쭉깨쭉 먹었는지 따라하며 먹곤했다. 물론 난 절대 그렇게 적은 양만 먹을 수 없었지만. 나처럼 메르헨을 즐겼던 다른 책벌레들은 어떻게 이 책을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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