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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전집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36. 빨강코 도깨비

by 사서를꿈꾸는직장인 2024. 6. 27.

"안 될 거야. ......도깨비 우두머리가 말하던걸. 그 빨강코는 만일 내가 이 지구에서 10만 명의 아이들을 무서워하게 할 수 있으면 없어질 거라고, 그러나 그 10만 명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나를 무서워하여 만 1 년 동안 아무 재미도 없는 얌전하고 착하기만한 아이가 되어 있어야 하는 거야. 나는 여태까지 53,245명의 아이들을 겁주어서 착한 아이로 만들었지. 너희들로 해서 53,247명이 될 참이었는데, 너희들은 단 15분 동안도 무서워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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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는 더 어려워. 도깨비의 우두머리는 '그 빨강코는 1만 명의 아이들을 기쁘게 해 주면 없어질 거라'라고 했어. 그러나 그러러면 그만한 아이들을 1년 안에 기쁘게 해 주어야 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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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벌써 오래 전부터 크리스마스 때 팔 새로운 과자에 대해서 생각했었지. 그렇지만 도무지 좋은 생각이 나지 않지 뭐야. 동그란 것과 네모난 것, 별 모양, 하트 모양, 그리고 산타클로스 모양의 과자라면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와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막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빨강코 도깨비 보비다. 어떻게 만드는가 하면 말이다! 먼저, 속은 벌꿀이 들어있는 케이크지. 그리고 겉에 흰 사탕을 하얗게 바르고, 거기에 초콜릿으로 눈과 입을 만들어 박은 다음, 새빨간 편도로 코를 붙이는 거다. 고맙다, 모니카, 네가 '맛있고 단 과자 같은 마음'이라고 해 준 덕분에 생각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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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알았어. 까닭은 아주 간단해. 내 빨강코가 없어진 것은 마침 지금, 1만 명째 아이가 도깨비 과자를 받고 기뻐했기 때문이야. 이제는 도깨비 우두머리가 말한 두 번째 일이 이루어진거지. 과자 보비를 본 아이들은 모두, 과자보다도 나를 보고 기뻐한 거야."

빨강코 도깨비_요셉칼 그룬트

메르헨 전집에는 많은 '도깨비' 이야기가 있습니다. 근데 이건 그 시절에 영문을 한국에 익숙한 한국어 단어로 변경하다 보니 생겨난 일이겠지요? 원문은 무엇이었을까요? Ghost, Phantom, 아니면 Specter? 이야기 시작부터 앞에 잠깐 나오고 마는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직업이 왜 나오나 했더니 이런 마무리를 위한 빌드 업이었나 봅니다. 그렇죠. 10만 명이고 1만 명이고 어디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숫자겠습니까. 하지만 어린이 동화에 이런 자본주의 손길은 신선하네요. 그래요, 아이들도 현실을 알아야지요. 세상이 어떻게 단 맛으로 돌아갑니까. 쓴맛 단맛 신맛 짠맛 다 돌고 도는 게 세상인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