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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독서52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4. 나는 겁보가 아니다. 니키는 대답은 했지만, 그 날까지 어머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니키가 알고 있는 거라면, 어머니가 자기 어머니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지금에 와서 갑자기 알게 된 것입니다. 어머니는 니키의 어머니인 것 말고도 훨씬 다른 사람이란 것을... 어머니는 아주 훌륭한 유치원 선생님입니다. 이 유치원에서 처음인 아주 좋은 선생님입니다. 그리고 어느 아이도 그런 어머니가 없습니다! 어릴 땐 전혀 공감 안되어서 거의 손대지 않던 책이었는데 이젠 내가 6살 아이의 엄마가 되어 공감을 철철 넘치게 하며 읽었다. 이 이야기도 몇십 년 전에 써진 것일 텐데 어쩜 이리 다름이 없는지. 세대가 달라지고 세상이 변해도 6살은 6살인가 보다.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떼쟁이지만 용감하고 사랑스.. 2024. 6. 11.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3. 대통령과 정글키비 관리인이 어깨에 총을 대고 쏘려 했을 때 와락 달려들어 총을 쳐서 떨어뜨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키비였습니다. "쏘지 마세요!" 이렇게 외치며 키비는 달려오는 코끼리 쪽으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코끼리가 막 키비를 내리밟는 것처럼 보였을 때, 키비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메저!" 그 큰 코끼리는 틀림없는  메저였습니다.  디즈니의 정글북이 먼저였을까 이 이야기가 먼저였을까? 이런 류의 이야기의 기원은 언제부터였을까? 유럽인들이 대항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를 때? 정글에 대한 신비, 어린아이와 동물의 교감, 정글 아이가 도시로 옮겨져 사회화되는 클리셰는 서양 문화에서는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지나 보다. 하지만 왜 그 아이는 꼭 정글을 떠나 도시에 정착해야만 하는 걸까? 왜 이야기.. 2024. 6. 11.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2. 호주머니 달린 작은 코끼리 한참 뒤, 브룸 브룸이 물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의 꽃무늬 커튼에 코끼리 모양의 구멍이 두 개나 뚫렸는데 괜찮아요?" 할머니는 또 웃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 아니. 그게 뭐 어떻다는 거냐?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저 창문 밖 하늘은 언제나 파라니까 커튼에 파란 코끼리가 둘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란다. 파란 코끼리 둘을 볼 때마다 나는 너를 생각하게 될 거다. 너는 이 커버를 입고 이제 곧 네 사촌 르 붐을 찾으러 넓은 세상에 나가게 되겠지만 아마 고생이 많을 거야." 자기들이 먹을 것으로는 호두를, 그리고 르 붐에게는 작은 남자아이가 놀이터에서 잊어버리고 간 큰 초콜릿 크림 두 개를 가지고 왔습니다. 공원 건너편 끝에 있는 식당 '엘비라의 기쁨'에서는 반숙한 달걀을 한 개 갖고 왔습니다. 한 손.. 2024. 6. 6.
[메르헨 전집_학원 출판사]21. 난쟁이가 된 선생님 아이들의 눈에는 두려운 빛이 떠돌고 있었다.선생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모두 무서워하고 있어. 나를 무서워하고 있어. 나를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픈 느낌이 들었다.(그런데 테디는 어떻게 된 것일까? 테디라면 다른 아이보다 나를 잘 알고 있다. 틀림없이 무서워하지는 않는다.)그 때였다. 테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 바람에 의자가 뒤로 쾅 넘어졌다. 무엇엔가 쫓기듯 테디는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계속해서 다른 아이들도 모두 나가 버렸다.가장 뒷자리에 있는 막스가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 뒤돌아보지도 않았다."파이어리히 선생님, 살려 주세요! 살려 줘요, 파이어리히 선생님!"밖에서 테디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아이들은 와아 와아 제멋대로 떠들고 있었다. 이윽고 주먹.. 2024. 6. 4.